본문 바로가기
책 정보

뜻밖의 미술관

by prophetess 2023. 6. 21.
반응형

뜻밖의 미술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며,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기억이 언제나 사실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를 나름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것을 확증편향성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다고 생각된다면 어떤 정보를 사실로 판단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일부만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를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법인데 열 번 중에 한 번만 맞아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합리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러한 확증편향성은 권력과 권위와 만나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뜻밖의 미술관'은 이런 확증편향적 예술계의 행태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화가의 이면을 알려준다.

예수는 유대인이다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예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 하면 어떤 얼굴이 떠오르는가. 중동의 히브리인에서 기원했기 때문에 조금 짙은 피부색과 눈동자 색이 떠오른다. 하지만 미술사 속의 예수는 백인으로 그려져있다. 그동안은 그림 속 이미지 그대로를 받아들여왔지 왜 유대인인 예수가 백인으로 그려졌는지 생각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또 미술관에 가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대리석 조각상에 대한 새로운 고찰도 해볼 수 있다. 그동안 조각상이 왜 하얀지 나부터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미술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대 조각상에는 채색을 했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다. 어느 시점부터 더이상 조각상에 채색을 하지 않게 되었고 흰색 그대로 두게 되었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뜻밖의 미술관'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 예술계가 권위와 권력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확증편향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예술의 화신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화가

'뜻밖의 미술관'은 내용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명화 거꾸로 보기'와 '화가 다시 보기' 부분이다. 그동안 그림책은 많이 봐왔지만 특별히 그것을 그린 화가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작가는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그림이 그의 존재를 대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의 미술관' 그런 그림조차도 어떤 권위에 따라 특정한 방향으로 정의되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비폭력주의를 표방했던 간디가 사실 더러운 소아성애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만큼 충격이었다. 미술 문외한도 알만한 거장 레오나드로 다빈치나 미켈란젤로부터 근대 작가 고야, 고갱, 그리고 뭉크까지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어떤 인물이었는지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의미에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명화, 단어가 가진 의미 그대로인  '뜻밖의 미술관'을 기대하고 이 책을 폈다가는 당황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

'책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러만찬회  (0) 2023.06.23
면역에 관하여  (0) 2023.06.22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0) 2023.06.20
디즈니의 악당들 2 : 저주받은 야수  (0) 2023.06.19
디즈니의 악당들 1 : 사악한 여왕  (0) 2023.06.18

댓글